
저번에 디스토코 리뷰를 쓰고 나서 갑작스럽게 깨달은 게 있습니다
"나...오토메게임 리뷰는 대부분 다 별로 크게 재밌지 않은 것만 무미건조하게 적었잖아...디스토코 리뷰조차 좋은 점 있었는데 아 아쉬웠네요~ 수준이였잖아..."
저는 오토메 게임을 꽤 플레이하는 편이고 그 중에서 좋아하는 작품도 있는데 리뷰들은 죄다 별로다 별로다 별로다 연발했다는 걸 디스토코 리뷰를 쓰면서 깨달았습니다!...
저는 제가 싫었던 것 별로였던 것을 이야기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싫은 것만 이야기한다는 건 나 자신이 용납할 수가 없게 되버려서!
재밌게 했던 것! 확실히 좋았다고 말할 수 있던 것을 리뷰해야 해!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계장치의 아포칼립스 리뷰 하게되었습니다
아 근데 시계장치의 아포칼립스도 지금 되돌아보면 아쉬운 부분도 맞고 어느정도 오토메 게임에 있어서의 제 취향을 확립한 지금으로서는 다시 플레이하면 그때보다 저평가될 부분도 있긴 한데. 제가 거의 처음으로 플레이하면서 '아 즐겁다!'라고 느낀 오토메 게임이기도 해서 최대한 그때의 마음으로 리뷰를 남깁니다. 당시에 바리바리도 플레이했긴 했고 바리바리도 제가 좋아하는 게임이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고 곱씹고 나서 아 좋았던 게임이다, 라고 느낀 거라 일단 시계장치의 아포칼립스부터 리뷰합니다. 사실 리뷰하려고 해도 워낙 플레이한 지 시간이 많이 지나서 짧은 리뷰가 되겠지만요.
플레이하지는 않았지만 샤레마니로 유명한 아메미야 우타 시나리오터가 내는 루프물로 스토리가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시나리오터도 평가가 좋은 사람이었기에 스텔라 특전으로 지른 게임입니다.
땅 속 마을에서 지상에 대해 꿈꾸던 주인공이 평화로운 하루하루를 지내다가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날에 마을 전체가 사고로 망가져버린 것을 계기로 루프를 할 수 있는 도구로 루프를 해서 어떻게 해야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서 해결하려고 분투하는 내용입니다. 루프물의 정석이라면 정석이죠. 사실 이거 말고 루프물로 낼 수 있는 스토리가 거의 없지만요.
당시에 주인공인 라치아가 다이아몬드멘탈이라는 평이 많은데 그 평대로 라치아가 '토끼가 왜 깡총깡총 뛰는 줄 아나? 왜냐면 깡과 총...시대배경으로 어쩔 수 없이 총 대신 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로 활약하기 때문입니다. 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약간 천연이고 밝고 긍정적이던 주인공이 루프를 해결하기 위해서 물불을 안 가리고 마을의 비밀과 그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공략캐에게 달려들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멘탈이긴 했죠. 저는 약간 해석이 다르긴 했습니다만. 저는 라치아같이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고 마을도 마을사람들도 사랑하던 아이가 마을이 완전히 무너져버리는 사실상 세상의 종말을 맛본 탓에 그 충격을 회피하기 위해서 또 맞서기 위해서 성격이 반쯤 획까닥 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정 루트에서 보여주는 면모도 생각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고르기도 하고요. 뭐 루프물에 흔히 있는 망설임이나 갈등...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고구마적인 면'을 회피하기 위해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제 생각은 해석에 불과하지만요. 루프물에 흔히 있을 갈등이나 망설임이나 주인공의 약한 모습 등은 어떻게 보면 회피한 스토리라 그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루프물의 맛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뭐 그래도 라치아가 막가파로 행동하기에 볼 수 있는 재미도 충분했습니다. 특히 리안 루트나 쿠아트 루트는 라치아가 그런식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이벤트들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답답한 연상들에게 제정신을 반쯤 내려놓은 밀어붙이기로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는 게 보면서 안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주제가 꿋꿋했다는 점이 되게 좋았네요. 그 점 때문에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아주 파격적이거나 인상에 남는 캐릭터들이 아니더라도 다들 정이 들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등장인물들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히 들게 되었습니다. 다름아니라 토케아포의 주제는 흔하다면 흔하지만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자'입니다. 정말 뻔하다면 뻔하지만 지상과 격리된 땅속마을이라는 배경과 지상을 꿈꾸는 소꿉친구조, 과거에 얽매여서 현재에 머물고 있는 연상 공략캐, 미지의 미래를 두려워 해서 선택을 보류하는 다른 조연들을 배치해서 어떤 루트든 꿋꿋하게 미래를 선택하자! 라고 노력하고 설득하려 하고 결국에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돌파하는 모습에서 주제는 뻔한가 아닌가는 생각보다 크게 상관없고 얼마나 충실한가가 중요한가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근데 그렇다고 해서 막 주제-심화편 해서 깊게 다루는 건 아니고 그냥 꿋꿋하게 이야기에서 계속 주장하는 것 뿐이기에 기대는 하지 마세요. 그냥 기대안하고 보면 아 이런 부분도 나름 좋았구나라고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 게임에 상당히 추억이 있는 이유가 질 루트를 보고 엔딩곡이 흘러나오자 진짜로 약간 울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엥간해서 리얼리즘적인 창작물이 아니면 창작물을 보면서 우는 일이 진짜 없어요. 슬프다 화난다 이런 감정은 평범하게 느끼고 충격을 먹을 때도 그냥 충격을 먹는데 눈물은 진짜 잘 안 흘려요. 근데 질 루트는 루트 중에 보였던 라치아와 질 두 사람의 사이의 갈등과 문제 그리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의 노력 서로를 향해 깊어져가는 마음 끝에 스포일러가 되서 자세히는 못 말하지만 그 애절한 모습을 보여버렸고 딱 거기에 맞는 엔딩곡이 흘려나오자 진짜 눈물이 한두방울 흘려나오더라구요. 질라치는 제가 지금도 사랑하는 커플입니다. 둘만 보면 애절해져요. 안 애절해질 수가 없는 커플입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해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 감당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짐을 질 수 밖에 없는 것과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다 감당하고도 사랑을 위해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던 것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있네요.
다른 캐릭터 루트들도 다 재밌게 했습니다. 루델 루트는 첫타자이기에 노잼일 수 밖에 없었다고 다들 이야기하는데 저는 나름대로 플레이했고 리안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확실히 본인은 문제가 거의 없는 강한 인물이고 강력한 조력자나 다름없기도 하고 시나리오터도 딱 '진상을 진히로인에 거의 다 배분한 시나리오'의 첫 히로인 느낌으로 써서 비교가 되긴 됩니다만. 마을의 중심문제와 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루트 히로인과 조연의 관계도 시나리오의 중요한 부분으로 잘 써먹어서 지금 생각하면 괜찮은 루트였다고 생각해요. 리암 루트는 평범하게 재밌었고 이런 연상 캐릭터와 연하 주인공의 조합도 좋아하기에 재밌었고 쿠아트 루트는 다른 사람들이 다 썼지만 재밌고 자극적일 수 밖에 없는 전개의 연속이기에 즐거웠습니다. 라치아도 타 루트와는 다르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루트인 점도 컸습니다.
제일 문제는...유나카와 진상 루트네요. 길게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단적으로 퀄리티 문제입니다. 진상 해결 설명도 너무 많이 우겨넣은 것도 모자라서 이야기의 퀄리티 자체가 단독으로 굉장히 낮기 때문에 오히려 진히로인이라서 손해본 수준이였습니다. 유나카 자체는 꽤 귀여운 캐릭터라 생각하지만...유감이네요. 세계관과 주인공에 관해서도 중요한 문제들도 많이 나오는데 루트 퀄리티가 이래서야...감정을 느낄 부분도 안 느껴져서 진짜 유감이라고 밖에 못 말하겠네요. 예전이라면 팔짝 뛰었을 문제인데 수많은 비주얼노벨을 플레이하다 보니까 후반부와 진상해결편의 퀄붕괴는 허허 그럴 수 있지라고 이미 받아들인 상태입니다. 오히려 그 부분에서 더 고점이 올라가면 에리나의 영원히 사랑하는 비주얼노벨 컬렉션에 이미 들어가 있습니다.
사실 질 루트와 이 루트의 라치아에 대해서 더 말하고 싶은데 그러면 뭘 말해도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여기까지 말하겠습니다. 질도 거의 진히로인에 가까운 포지션이라고 생각해요.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후일담에만 라치아 목소리 나오는 거 진짜 아쉬웠어요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너무 달콤했다. 라치아와 히로인들의 꽁냥꽁냥을 풀보이스로 듣고 있자하면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후일담이 꽤 수위가 있는 편인데 이래서 주인공이 작중에 성인이 되는 생일을 맞이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동갑들인 소꿉친구조 루델,유나카,라치아 이 셋의 캐릭터 조형은 아무리 생각해도 청소년 캐릭터 조형이거든요. '이 게임의 등장인물들은 전원 18세 이상입니다' 문구 같은 느낌인가 하며 후일담을 즐겼습니다.
일러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저는 별로 문제를 못 느꼈습니다. 물론 타 상업 오토메 게임에 비교하면 일러스트레이터의 기초가 떨어져서 느껴지는 캐릭터 스탠딩의 부자연스러움이나 cg의 작붕 등은 느꼈지만 이 일러레만의 매력도 있다고 생각하고 예쁘게 잘 나온 일러에서 특히 그 매력을 잘 느꼈습니다. 특히 질 루트에서는 우와 분위기 진짜 예쁘다 라고 느낀 일러가 많았네요. 그리고 게임의 세계관과 분위기와도 어울리는 느낌이라 이 일러스트레이터를 잘 성장시키면 좋겠다고 느꼈네요.
라고 말하지만 저의 기준은 일반적인 오토메 게임 플레이어의 기준과는 다릅니다. 저는 저인원의 일러퀄리티가 낮거나 오타쿠를 매혹시킬 만한 일러스트 스타일이 아닌 일러레의 게임도 곧잘 플레이하고 일러에 진짜 별로 중점을 크게 안 두어요. 하지만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일러가 성에 안 차도 다른 게 맘에 들면 플레이할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짧게만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게 써버렸네요. 앞으로 유구의 티어블레이드와 여름하늘의 모놀로그말고는 오토메이트 게임을 플레이 할 일이 없을 거 같아 풀프라이스 오토메 게임 입문 초기에 플레이하기 잘했다고 느낍니다. 입문작으로 좋고 무난히 재밌는 걸 원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플레이 한 지 3년은 넘게 지났기에 리뷰를 마무리하자니 어쩐지 약간 감개무량한 느낌도 드네요. 너 그 뒤에도 계속 오토메 게임 플레이하고 있어...계속...
뭔가 숙원이 하나 풀린 기분으로 저는 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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