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작성일 2023. 6. 1. 22:28
*이 게임에는 약간의 점프스퀘어 요소가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성인이 되어가면서 게임을 하는 여러분은 느끼는 바가 있을 겁니다. 점점 사라져가는 시간과 쌓이는 피로. 게임을 하다보면 문득 질리게 되는 순간들. 물론 그런 걸 뛰어넘어 명작을 만나가는 것입니다만. 하지만 가끔은 비 오는 날에 시켜먹는 돼지국밥처럼 깔끔하면서 편안한 만족감을 원하는 때가 있을 겁니다. 혹시 일본의 쇼와 시대를 좋아한다면, 혹시 일본의 호러를 좋아한다면, 혹시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를 사랑한다면 플레이해도 절대 손해보지 않은 게임이 있습니다. 플레이타임 대략 17시간 정도의 스토리 중심의 호러 게임...파라노마사이트라는 명작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어와 영어가 되는 사람한테만...

일단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게임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생겼더라면
어?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밑의 글은 읽지마십시오
그냥 바로 사서 플레이하면 됩니다.
그럼 설명 시작합니다.
일본의 쇼와 시대. 안내인이라는 사람이 테레비를 켜서 한 도시를 비추면서 게임은 시작합니다. 스토리는 군상극 형식으로 플로우차트 같은 시스템으로 각 캐릭터의 시점으로 이동하면서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 비주얼노벨이야? 난 비주얼노벨 싫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스토리 분량은 많지만 아슬아슬하게 비주얼노벨까지는 아니고 플레이어가 절대 질리지 않도록 제작진들이 세심하게 공을 들였습니다. 설명을 무조건 캐릭터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자료집을 통해 배분하고, 수많은 선택지를 통해서 플레이어가 대화를 진행하는 느낌을 줍니다. 360도 회전해서 배경을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포인트 앤 클릭 느낌을 주는가 하면 그걸 이용해 몰입감 높은 연출을 플레이어에게 선사해주기도 합니다.
펼쳐지는 스토리는 사람을 죽여 그 혼을 모으는 걸로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 있다는 의식이 시작되면서 거기에 휘말리게 된 다양한 사람, 그 사람들이 두명씩 짝지어서 버디로 행동하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는 사람을 죽여서 목적을 이루려 하고, 누군가는 이 의식을 저지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각자 얻게 되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은 조건을 채워서 사람을 죽이는 일종의 저주로 과거에 이 의식과 관련해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관련되서 조건과 죽이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조건을 채운다.' 그걸 위해서 서로 조건을 통해 협박하고 몰아넣으려고 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진진합니다. 무엇보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이 꽤나 있는만큼 뭘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조건을 채워서 죽거나, 자기 조건을 만족시켜서 죽이는 시스템이 굉장히 구미를 당깁니다. 그런 부분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할 수 있는 순간은 굉장히 짜릿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의식과 얽혀있는 살인사건들...그것 또한 진상이 서서히 파헤쳐지면서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합니다. 대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이 등장인물은 뭘 생각하고 있는가? 각각의 관계는? 이 의식의 진상은? 이라는 여러 정보들이 서서히 풀립니다. 결코 인물의 입만 빌리지 않고 자료라는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가 단순히 진실을 전달받는 게 아니라 아니 이럴수도???라고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 게임의 매력은 스토리와 시스템에만 있지 않습니다. 캐릭터들의 매력도 큰 한 몫을 합니다. 다들 너무 특이하지도 않으면서 기억에 남는 개성을 가지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 중에서는 다소...아니 많이 미친 캐릭터들도 있습니다. 다들 각자 이유가 있어 행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건을 거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캐릭터 전달 방식은 기본 이상은 충실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웃깁니다. 특히 형사조는 순수 츳코미 후배와 순수 보케 형사의 작렬하는 만담에 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진지한 장면의 개그도 결코 시리어스를 해치지 않을 만큼 조절해가며 플레이어들을 웃기게 만들어줍니다. 사소하게 웃음을 주는 와중에 캐릭터들도 잘 드러납니다. 그리고 각각 버디들도 매력적입니다. 형사조는 아까 설명했고 여고생조는 고딩들이 친구의 한을 풀어준다고 동방서주하면서 노력하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망인과 탐정 버디 이야기...둘 다 개성강한 캐릭터인 것도 있고 제가 하루에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그런것도 있지만(하지만 인간적으로 광기를 잔잔하게 내재한 처연 유부녀의 분명 사소한 웃음이 속으로는 비틀려져 있다는 걸 알면 누구나 좋아하게 된다.) 비지니스와 인간으로서의 정 사이의 아슬아슬한 사이(연정은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먹어도 맛있지만.) 둘 다 보호자 같으면서 피보호자같은 관계는 즐거웠습니다.
대학생조도 좋았습니다. 둘 다 결코 좋은 인물은 아니지만 그 '좋지 않음'이 완전히 상반되면서 만들어지는 대비는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정작 둘이 같이 등장하는 건 별로 없고 남자쪽은 비중도 별로 없어서...조금 아쉬운 면이 있지만 여자쪽은 유부녀 못지않게 굉장히 흥미진진하 캐릭터입니다. 그 행동에는 웃으면서 식은땀이 흘려내립니다.
그리고 쇼와 시대라는 다소 옛날인 배경을 선택하고 혐오가 나오기 쉬운 호러라는 장르를 고르면서 차별적이거나 혐오적인 발언을 사용하지 않은 제작진의 배려는 굉장히 고마웠습니다. 오히려 그게 옳지 않다고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정정해줍니다. 개인적으로 형무소 출소자에 대한 혐오가 직접적으로 나올까봐 걱정했지만 필요한 문제만 지적해준 부분은 굉장히 고마웠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엔딩은 약간 등장인물의 고생들이 애매하게 되버려서 아쉬웠고 허무한 부분도 있습니다. 등장인물도 많고 해서 개개인과 스토리를 그렇게 깊게 파고들지 못해서 저처럼 진득한 감정선과 스토리를 원하는 사람은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멋진 게임인 건 변함없습니다.
분명 이 이상으로 매력이 넘치지만 당신이 조금 더 순수한 뇌로 파라노마사이트를 즐기도록
이 안정적이면서도 참신한 매력도 동시에 갖춘
지금 사회에 바빠죽을 거 같은 당시도 조금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 어드벤쳐 게임의 신성인 파라노마사이트를 해보면 어떨까요?
게임제작자들이 하나같이 절찬하는 이 게임 결코 후회는 없습니다
그리고 게임회사 여러분 부디 파라노마사이트의 번역을 부탁드립니다. 아니면 팬번역하시는 분들도 해보시고 도전해주세요.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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