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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쿠라 아리아 스포없는 리뷰

에리나333 2025. 10. 23. 00:57

네이버 블로그 작성일 2024. 12. 30. 16:29

제가 느낀 걸 단적으로 말하겠습니다.

분위기게임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작품에 비판적인 스탠스입니다.

이런 비주얼노벨에서 그리 흔하지 않으면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뛰어난 아트와 흥미로운 줄거리와 스토리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해 보이는 공식의 모습에 한정판으로 특전이 달린 것까지 샀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래서 다 플레이해서 느낀 건 '이야기가 별로라거나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소재가 자극적이고 아트가 좋은 굉장히 평범한 작품'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만이 가지는 무언가가 있나? 하면 아트?...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야기의 퀄이 좀 떨어지더라도 더 개성적인 작품을 하는 게 제 기준에서는 더 좋았습니다.

이야기라는 건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들이 겹쳐지면서 작든 크든 그 이야기만의 결실을 맺음으로서 저는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괴상해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려도 말이죠. 근데 이게 그리 쉬운 게 아닙니다. 의외로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괜찮아도 그런 게 존재하지 않는 작품이 있고 완성도가 괴상망측해도 그런 게 존재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리고 괴상한 소재를 넣든 특이한 소재를 넣든 사회문제를 넣든 그런 게 쉽게 탄생하지 않습니다.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죠. 아마도 이건 개인적인 작품평가에 대한 기준입니다. 그리고 이와쿠라 아리아는 그런 게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작품도 굉장히 평범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거슬리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여기서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들어간 자극적인 소재와 함께 아가씨와 주인공인 하녀의 로맨스 그리고 여성에 대한 사회의 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것들이 어색하다거나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까지는 아니지만 소재들이 그렇게 잘 겹치는 건 아닙니다. 소재들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로 이야기를 한층 더 위로 승화시키냐면 그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 소재가 이야기에 있는 그대로 함께 다뤄졌을 뿐입니다. 승화시키는가?라고 기대가 조금 갈 뻔하다가도 어영부영하게 지나가버립니다. 이야기는 처음에 모아놓은 여러가지가 함께하면서 겹쳐지고 새로운 걸 탄생시키면서 진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만...그런 의미에서는 완전히 탈락이었습니다.

사회가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 소재도 느낀 걸 말하겠습니다 그저 아가씨와 하녀의 백합 이야기를 더 그럴듯하게 만들기 위한 재료였습니다. 그 시대에 존재하는 젠더문제를 이야기에 잘 엮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래도 깊이 다루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고 그저 그들이 불행해야 할 이야기를 더 보기좋게하기 위해 넣었습니다. 약간 불쾌했습니다. 사회 문제는 폭력 묘사를 그럴 듯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그나마 아가씨와 주인공의 백합 로맨스에 무언가 가련하면서 끝을 알 수 없는 분위기를 가지는 동시에 제멋대로 구는 아가씨는 꽤 귀여운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자체는 솔직히 이야기를 위해 만들어졌을 뿐 잘 모르겠습니다. 아가씨를 좋아하는 이유도 예뻐 보이니까?...외에 잘 모르겠습니다. 작품에서는 그 외에도 아가씨의 매력에 빠지는 묘사를 넣어주었지만 납득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작품의 결말도 뭔가 전에 했던 이야기를 들고오고 여러 인물들이 다 각자의 행동을 하며 뭔가 대단원에 이르는 듯한 묘사를 넣었지만, 그냥 뭐라도 클라이맥스를 맺어서 전에 언급한 사회문제를 일단 들고와 있어 보이는 그럴듯한 결말을 이어붙인 기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이야기의 끝에 '이 결말'을 맞이했던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이야기가 조각조각 나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작품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낮게 만든 원인 중 하나가-아무래도 작품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더 눈에 띄니까요-인물에 대한 사용이었습니다. 저는 스탠딩이 있는 주역 네명 다 어느정도 다뤄줄 줄 알았는데 사실 여기서 인물로서 작용하는 인물은 아가씨 뿐입니다. 아가씨도 사실 좀 애매하지만요. 캐릭터에게 그럴듯한 음영만 있을 뿐 깊이는 별로 없으니까요. 주인공은 제작진이 그리려는 작품의 그림에 맞추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개인으로서의 인물의 묘사는 초반말고는 없습니다. 그 남자쪽은 저는 인물로서 움직여주기 원했는데 거의 그냥 백합에서의 흔한 악역 남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사정은 좀 더 많지만 그 뿐입니다. 뭔가 행동원리를 만들려고 해 준 거 같지만 그게 작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니까요. 그리고 스이는 그저 서브 백합 루트일 뿐이지 이야기에 오히려 그 비서 캐릭보다 훨씬 더 멀리 있습니다. 아니 전혀 관여하는 구석이 없습니다. 오토메 게임에 흔히 있는 동성 친구 캐릭터......아니 오히려 만듬새가 어느정도 있는 동성 친구 캐릭터보다 훨씬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 플레이하고 나서 인물들 때문에 그냥 아트만 좋은 너무 평균의 평균의 백합단편일 뿐이잖아 라고 실망했습니다. 기대한 만큼 이랄까 기대했던 것보다 더 실망했달까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 게임에 어떤 의미도 못 찾아내서 작품에 대한 인상이 안 좋았는데 좋은 평가가 많아서 개인적인 귀찮은 성격-내가 별로인 작품을 남이 칭찬하면 기분이 안 좋아진다-때문에 쓴 리뷰라서 너무 불호쪽에 기울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퀄리티가 나쁜 작품은 아닙니다. 그냥 평균입니다. 이건 당시에 다 플레이하고 나서 남은 감상입니다.

 

분위기는 아트뿐만 아니라 시스템 등으로 잘 뽑았으니까 저한테는 여러 방면에서 안 좋은 곳을 많이 건드렸을 뿐 분위기 겜으로서는 나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