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작성일 2024. 6. 10. 21:14

이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포스터를 보고 생각했던 이야기에 비하면 굴곡있는 전개라던가 그런건 별 거 없고 생각보다 담담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담담하기에 드러낼 수 있는 것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이 작품은 분명 보여준다.
굴곡있는 전개가 크게 없다고 해야 하나 집중해서 조명하지 않기에 오히려 말할 수 있는 내용이 별로 없다. 왜냐면 그렇기에 모든 장면들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줄거리에 대한 어떠한 평보다는 느낌을 더 이야기하려 한다.
이 이야기는 한 흑인 게이 남성의 이야기다. 삶은 언제나 많은 슬픔과 고통이 조용히 함께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기쁜 순간이나 즐거운 순간들이 찾아오고 떠나가고 다시 찾아온다. 기쁘고 즐거운 순간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 또한 인생이다. 그리고 동시에 슬픔과 고통은 언제나 주위를 둘러쌓고 기쁘고 즐거웠던 순간이 있기에 어느 순간 더 강렬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된 기쁘고 즐거웠던 순간들에는 시간이 지나며 슬픔의 색채가 한줄기 두줄기 칠해진다. 그렇다고 그게 완전히 망가지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그렇기에 더 슬픔과 고통이 존재하게 된다.
이 영화는 담담하게 보여주는 인생을 음악, 카메라의 움직임, 빛으로 영화 바깥의 우리들에게 닿게 한다. 청각, 균형감각, 시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장면에 음악이 흐른다. 의도적으로 튼 음악은 담담하던 이 영화의 감각에 다소의 자극을 더해 영화 바깥에 있던 우리들이 영화에 불려가거나 영화 바깥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게 한다. 그리고 그 음악 위에 덮어지는 인물들의 마음을 짚게한다. 어느 순간 빙그르르 돌거나 빙글빙글 돌아가는 카메라 혹은 정지된 카메라는 인물들의 그 순간의 감각들을 우리의 감각을 혼란스럽게 만듬으로서 각인시킨다.
빛은, 많은 것을 덮고 조명하고 칠하고 드러나게 해준다. 음악과 카메라의 움직임은 영화 제작진이나 영화 인물들이 만드는 거지만 빛은 어찌하지 못하는 것이다.(뭐 그것도 만드는 것이지만, 그렇게 느끼게 해준다.) 온갖 빛은 감추고 싶어도 감추지 못하는 것들을 좋든 싫든 보여준다. 특히 구름이 끼거나 하지 않는 한 밤이 되면 우리 위를 약하지만 분명하게 빚추는 달빛은 도망치지 못하는 것들을...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영화 안의 빛은 분명 영화 안에서만 존재할 것인데, 그것은 우리 또한 비추어주고 그 비추어짐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바깥의 빛들이 비추는 것들을, 영화의 내용과 연결되는 우리 인생에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지나치거나 피하거나 눈치 못 챘던 것들을 의식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것들로 한 사람의 인생이 영화라는 장르 위에 만들어진다. 세상과 인생에서 시간은 지나고 많은 것은 변하고 또 많은 것은 변하지 않는다. 일부는 좋든 싫든 고를 수 있고 일부는 좋든 싫든 고를 수 없다. 그런 정적과 혼란과 변화 사이에서 우리 인생은 쌓이고 굳어지고 무너지고 다시 쌓이며 만들어지고 또다시 시간이 흘러간다. 당연한 진리지만, 당연한 진리를 어느 날 깨닫게 만드는 게 예술이라는 거 같다. 뭔가 특별한 깨달음이나 무언가를 가져다주는 영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인생과 그 주위의 세상과 그 사이의 나의 감각들을 다시 비추어주였다. 그 뿐이었다.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른 영화였지만, 생각과 달랐기에 굉장히 좋았던 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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