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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마더<mother>' 리뷰 -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는 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스포일러 절취선 有)

에리나333 2025. 10. 22. 19:50

네이버 블로그 작성일 2023. 8. 17. 16:26

예전에 일본 드라마 마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명작이라는 평과 함께 학대당하는 아이를 주인공인 교사가 유괴라는 형태로 부모자식 관계를 맺어 도망쳐 다닌다는 줄거리만 듣고 쭉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영 기회가 안되서 그렇게 기억 속에만 남기다가 일본의 한 배신 사이트'tver'에서(불법사이트가 아닙니다) 명작 드라마 특집을 하길래 둘러보더니 라인업에 마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거 기회다 싶어서 보기 시작했어요.

정말 한 화 한 화가 한 마디로는 풀어낼 수 없는 감정과 생각을 연속이었습니다. 이 한 드라마 안에서 '부모와 자식'이라는 주제와 나오와 츠구미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여러 줄기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됩니다. 보통 이렇게 여러 이야기가 진행되면 소홀히 진행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잘 연결이 안 되는 부분도 있는데 마더는 그런 게 별로 없습니다. 여러 이야기의 줄기는 서로 적절하게 반발하기도 대립하기도 협조하기도 하다가 결국 이 이야기가 말하고 싶은 바와 각 인물들의 결말에 완전히 수습됩니다. 어찌보면 아주 특별한 것은 없는 결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말까지 다 보고 나서 핸드폰을 껐을 때, 보던 도중 계속 느끼던 한 마디로는 풀어낼 수 없는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은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감정과 함께 이야기의 끝과 마지막, 전체를 드디어 한 눈에 다 담을 수 있게 되었고, 저는 조금은 개운한 기분과 함께 전달하고자 했던 주제의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의 제목도 마더이고 실제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주제도 어머니라는 주제입니다.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제목을 비출 때 하얀빛과 함께 그려지는 t자는 십자가와 굉장히 닮았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모성의 많은 모습이 자식을 위해 각오하고 많은 걸 짊어지고 희생하려 하는 것입니다만, 이 드라마의 모성은 흔히 세간에서 말하는 어머니라 하면 전부 가지게 된다고 믿는 그런 모성이 아닙니다. 실제로 원래 레나라고 불리던 제2의 주인공의 예전 어머니는 레나를 어떤 생각으로 학대를 했는지 잘 보여주고, 마지막에서도 다른 등장인물의 입으로 모성이라는 건 성모같은 형태가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그럼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모성은 무엇이냐? 십자가는 죄를 짊어지는 상징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그리고 보통 십자가는 스스로 짊어지죠.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모성은 '어머니가 되고자 각오하면서 짊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성을 가지게 되는 건, 혈연때문도 아니고 운명때문도 아니고 그저 다른 선택들과 마찬가지로 타의든 자의든 여러가지 이유로 자기 손을 내밀어 잡게 되는 거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 등장인물의 제일 주역인 나오와 츠구미 모녀부터가 정말 아무 연도 없는 그저 학대를 목격하게 된 초등학교 교사와 그 학생이라는 접점밖에 없습니다.

가족과 가정학대 라는 주제를 다루면 보통 한 눈에 보기에 강렬하거나 정보값을 바로 전달해주는 자극적인 연출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때로는 그런 연출이 맞는 작품도 있습니다. 반대로 마더는 배우들의 연기도 연출도 조용하다와는 거리가 멀지만, 넘쳐흐르는 감정들을 억제하는 듯한 침묵같은 연출을 갈등과 사건이 수면 아래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일상 분량과 함께 작품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자신들의 선택으로 어머니가 되기를 결정하는 게 주된 내용 중 하나인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각오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생기는 말하기 힘든 인내와 고민을 많이 동반하니까요. 그리고 오히려 그런 절제되고 억제된 연출을 사용하는 걸 통해서 그 자리의 고통보다는 그 뒤에도 이어지는 고통이 언제나 옆에 있는 일상과 고통을 더 잘 그려내고 조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면서 저는 놀랐던 것이 그런 연출과 연기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과 이야기가 보여주고자 하는 포커스가 당장 바로 느껴지지는 않아도 선명한 형태로 시청자에게 잘 전달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이 장면 하나하나에서 보여주는 여러 요소들을 캐치하면 어렵지 않게 지금까지 봤던 내용과 지금 보여주고 있는 내용과 연결해서 더 선명한 상을 깨닫게 해줍니다. 전부 다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이 이 여간하면 잘 깨지지 않는 평온하거나 혹은 답답한 고요 속에서 답이나 해석을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마더라는 드라마는 표현하고자 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더 선명하게 남습니다. 동시에 일부러 만든 이런 얇으면서 커다란 빈틈으로 시청자들에게 분명한 답이 아닌 더 많은 복잡한 고민들을 껴안겨 줍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걸 가족이라는 걸 다룬 드라마 중에서 명작이라 부를 수 있게 해주는 건 '어머니'라는 것만 다룬 게 아니라 '어머니와 자식'이라는 걸 둘 다 다뤘다는 점입니다. 제목이 마더이고 포커스고 어머니쪽에 맞춰져 있어서 저도 그렇고 보는 사람들도 어머니라는 주제에 집중하기 쉬웠고 저도 잘 알아차리지 못한 부분이지만, 애초에 여러가지 이유로 두 어머니를 가진 나오와 츠구미의 감정과 행동도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머니가 되고자 하는 마음 혼자만 달리면 애초에 모녀의 이야기라는 게 성립이 되지 않죠. 나오의 모녀 이야기는 '어머니'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츠구미의 모녀 이야기는 '딸'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실제로 츠구미는 누군가의 어머니가 아니니 '딸'이라는 것에 집중되는 게 당연하죠. 츠구미는 특유의 어리고 순수한 마음으로 지금의 진짜 어머니인 나오와 웃카리상에게 많은 걸 줍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새로운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주죠. 사실 후반부까지는 이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츠구미를 굳이 어른에게 위로가 되는 순수하고 착한 어린아이라는 캐릭터였어야 했나? 현실적인 마더의 분위기에 조금 안 맞는 거 아닐까? 츠구미가 들어간 이야기도 나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나중 가서야 츠구미의 그런 행동들도 결말을 위해 다 이 이야기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스포일러니까 '딸'에 대한 이야기는 스포일러 절취선 다음에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정학대를 다룬 것에서 알다시피 일본 사회의 여러 문제들도 잘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그게 잘 느껴졌던 부분이 레나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지만 사회가 어떻게 학대가정을 만드는 지, 어떻게 위기에 몰린 사람들을 방치해서 사회적 문제를 만드는 지 굉장히 잘 보여줍니다. 레나 어머니의 과거 에피소드와 행동들은 학대 소재의 중심에 있는 만큼 정말 한 장면 한 장면이 사람을 숨막히게 만드는 맛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역시 10년 넘게 지난 드라마다 보니 낙태 관련해서 구시대적인 생각을 보여주기도 하고, 각오를 했다지만 어머니들의 모습이 너무 한 치의 흔들림이 없어서 모성의 '절대적'에는 완전히 벗어났다기에는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가족애가 반드시 존재하는 그런 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역시 가족애의 절대적에 스토리가 의지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회가 지금까지 말하던 모성이 아닌 모성의 진상을 알아가자고 한 부분과 그럼으로서 보여준 내용은 지금 봐도 충분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부모자식이 주요 주제면서 왜 '어머니와 딸'이 주요 주제일까 고민했는데, 아마도 지금 현대 사회에서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가장 감정적으로 가까운 관계가 딸과 어머니인 게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가족의 일을 많이 짊어지는 게 사회에서 어머니라고 불리는 사람들이고, 학대나 폭력을 가장 많이 받는 게 사회에서 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니까요.

진짜 연출들도 특별한 반전도 아닌데 사실 하나를 표현하는 걸 심장이 내려앉다 못해 소름끼치게 만드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억제된 텐션 안에서 이 정도로 시청자의 감정을 강하게 끌어내는 게 지금 생각해도 참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작품의 대부분의 내용이 허투르 사용되지 않고 제대로 차곡차곡 쌓여서 마지막 그 결말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마더에는 비록 바로 뒤에 갈등과 위기가 자리잡고 있지만 일상 분량도 나름 있는 편인데, 사실 사건이 아니라 일상이 사람의 본질이자 지금의 형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더는 일상파트를 그렇게 사용해서 이야기의 진행에 의한 변화를 굉장히 잘 표현합니다. 각각의 모녀관계와 특히 츠구미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동시에 마음을 울리는 게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대단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만약 일드를 본다면 마더를 꼭 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 밑에서부터는 스포를 포함한 감상이나 잡담을 늘어놓습니다.


부모는 혈연도 가족이라는 호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닌 거라는 걸 보여준 것도 여러번 말하지만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초반 이야기라서 인상이 옅어지긴 했는데 보육원 원장님도 나오의 또다른 '어머니'였다고 생각합니다. 보육원 원장님도 다름 아니라 자신의 선택과 의지로 아이들이 여기서 잘 자라기를 바라면서 노력했으니까요. 그게 치매가 걸리고 나서도 계속 드러나고요. 그리고 나오와 나오의 양어머니 이야기에서도 뭐가됬든 어머니는 나의 어머니다라고 말하고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된 게 자기를 버린 어머니를 찾으려 했던 어린 나오를 막으려다가 계속 막은 게 아니라 어느날 그 언뜻 보면 의미없는 행동에 어울려주고 함께해줬다는 게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자식 관계는 일방적인 것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자식과 부모는 모든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부모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관계가 아닙니다. 물론 부모의 무조건적인 희생이 필연적으로 당연한 관계이기는 하지만 정말 일방적인 것만으로는 건강한 관계가 이뤄지기 힘듭니다. 부모도 그냥 희생이 아니라 이해하고 진정한 의미로 마음을 함께해줘야 부모가 될 수 있다는 게 나오의 양어머니 이야기로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식의 부모를 향한 감정을 소홀히 다루기 쉽상입니다. 단지 그걸 표현하고 알리는 게 어른에 비해 못한다는 것 만으로요. 이걸 잘 드러내는 대사가 나오가 웃카리상에게 이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댓가없는 사랑을 주는 게 아니예요 자식이 부모에게 댓가없는 사랑을 주는 거예요. 부모는 마음대로 자식을 버릴 수 있지만 자식은 부모밖에 없으니 부모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런 사랑을 배반하는 사람이야말로 제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일본 드라마 mother

부모에게는 자식밖에 없는 게 아니라 자식에게는 부모밖에 없다는 게 사실 진실에 더 가깝습니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자신을 학대한 부모를 계속 챙겨주거나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걸 많이 봅니다. 실제로 츠구미도 레나였을 시절에는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오라는 새 어머니가 생겨서 드디어 츠구미는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사랑을 향할 부모가 예전 어머니뿐만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레나는 츠구미가 되어서 나오를 어머니라고 여기게 되고 나오와 많은 걸 주고받으면서 점점 모녀의 연을 쌓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레나의 어머니는 츠구미의 어머니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츠구미는 츠구미니까 레나의 어머니를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는 말 또한 부모자식의 관계에 대해 잘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레나의 어머니와 츠구미의 관계는 부모자식의 관계가 절대적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반면에 아이 특유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하고 츠구미의 무엇에도 금방 기뻐하는 마음은 나오와 웃카리상에게 많은 걸 줍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일상으로 츠구미와 나오는 모녀 관계가 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은 꽤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완전히 헤어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츠구미와 더 있으려는 나오를 향해 츠구미는 이제는 헤어져야 한다고 웃으면서 말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나오는 계속 슬퍼하면서 츠구미 옆에 있을 거라는 걸 츠구미는 아마 직감적으로 알게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츠구미도 나오와 헤어지기 싫죠. 하지만 그게 둘을 위해서라는 걸 알고 선택한 겁니다. 이런 게 그냥 튀어나온 게 아닙니다. 츠구미가 나오가 준 사랑에 자기도 모르게 보답해온 과정 속에서 츠구미가 자기가 어머니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지 스스로 알게 되고 그걸 행동으로 보여준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츠구미는 철새니까요. 다시 돌아올 껄 아니까.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다는 걸 아니까 그렇게 결정한 거라 생각합니다. 일단 현실로부터 덜 고통스럽기 위해서 무조건 웃을 수 밖에 모르던 츠구미가, 현실과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게 되는 가에 대해 바뀌면서 보여주는 변화가 마음에 조용히 스며듭니다.

이런 자식의 부모를 향한 감정은 나오의 진실에서도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집에 불을 질러 아버지를 죽인 건 나오라는 진실. 비록 그 기억을 잊어버리고 자기를 버렸다고 착각한 채 어머니를 원망하면서 살게 되지만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던 건, 원래부터 나오가 어머니를 위해 행동할 줄 아는 아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의 드라마에서 부모자식 관계가 일방적인 게 아닌 쌍방이여야지만 제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표현한 것만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으로 많은 걸 보여준 작품이니까 지금 봐도 좋은 것이기도 하지만요.

이 밑으로는 마더를 다 보고 sns에서 바로 적어 올린 감상입니다.

[드디어 마더 다봤다....예전부터 쭈욱 이 드라마 한 번 보고싶다!!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다운받은 배신 사이트에서 무료로 매주 풀어줘서 드디어 다 봤음 안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닌데 10년 전인 걸 생각하면 되게 잘 만든 드라마고 연출도 스토리도 안에 담긴 주제의식도 전부 하나같이 손색이 전혀 없었다...절박하고 슬프고 감정이 폭발할 수 밖에 없는 순간에 오히려 조용히 표현하는 연출이 지금 생각해도 정말 소름돕게 만들었음...

주제는 '모성'인데...다보고 나니 모성보다는 '어머니와 자식'인 거 같았음. 드라마의 메인 주제도 소재도 모성이긴 하지만 마지막화를 보니까 단순히 어머니에만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니라 자식에게까지 포커스가 크게 맞춰져 있었구나......라고 느끼고 있다

모성은 근대 사회에서나 만들어진 새로운 개념이고 이 작품에서도 모성을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애초에 줄거리 자체가 어머니와 어머니의 애인에게 학대받아 죽을 뻔한 애를 구해서 도망치는 내용이니까. 뭐 어느정도 모성의 가치를 크게 매기고 믿는 감은 많지만. 아이를 자기의 가족이라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웃게 만들고 싶다-어머니와 함께 있고 싶다 어머니와 다양하고 많은 걸 경험하고 나누고 싶다. 이걸 통해 가족이 되는 거라고 드라마는 말하고 싶은 거 같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 리스트 이야기나 함께 사는 이야기도 많이 보여주고...무엇보다 츠구미가 예전 엄마를 보고 레나는 죽었다고 그래서 예전 엄마를 사랑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고 말한 게 되게 중요한 거 같았음. 단순히 엄마가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해서 되는 게 아니라 아이 또한 함께 같이 있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게 당연하다고 왜냐면 '어머니'와 '자식' 이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관계니까...

지금 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 것도 다 인상깊었음. 단순히 입양아 문제뿐만이 아니라 그 시절 아동보호소의 미적지근한 대응과 방치 문제 그리고 싱글 마더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제도가 전무하다는 것도 레나 엄마 이야기로 잘 보여주고...그리고 이 주제를 통해서 서로가 가족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애쓰고 사람들로부터 도망치고도 행복을 찾아나가는 게 더 와닿았던 거 같음

인상깊은 장면도 등장인물도 연출도 되게 많았다...하나하나 말하자면 끝이 없는데 초반에 츠구미의 죽은 토끼에게 보내는 편지에 대한 반응과 마지막의 웃카리상의 죽음에 대한 반응의 차이도 그렇고 츠구미가 레나이던 시절에 학대받았을 때 너무 자극적이지 않지만 대체 무슨 처지에 있었는지 오히려 고요하고 그리고 본인은 해맑게 보여줘서 자극적인 것보다 더더욱 무서웠다. 연출이란 게 자극만 때려박는 게 아니라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가 진짜 중요하구나...싶었음. 그리고 나오와 나오의 두 엄마 이야기도 진짜 너무 좋았음...혈연이 어머니와 자식을 만드는 게 아니라 행동이 어머니와 자식을 만든다는 게 새어머니의 이야기였고, 웃카리상은 그 긴 세월과 마음과 숨겨진 진실...그리고 자식과 천천히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자체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모성에 기대기는 했지만 충분히 감동적이었다...그리고 마지막 반전 상당히 놀랐음 웃카리상이 자식을 지키기 위해 불을 질러서 아버지를 죽인 게 아니라 나오가 불을 질러서 어머니를 지키려 했던 거고 어머니가 자기가 한 거니 잊으라는 말때문인지 어렸을 때라 그런건지 나오가 그걸 잊어버렸다는 것도...이거 자체가 어머니와 자식은 양방향성 관계라는 걸 깨닫게 되는 장면이었다...

가장 인상깊은 대사는 "부모가 자식에게 댓가없는 사랑을 주는 게 아니예요 자식이 부모에게 댓가없는 사랑을 주는 거예요. 부모는 마음대로 자식을 버릴 수 있지만 자식은 부모밖에 없으니 부모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런 사랑을 배반하는 사람이야말로 제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진짜 지금조차도 상당히 들어맞는 말이라는 게 슬프다...물론 부모 학대하고 등골 빼먹는 자식도 많기야 하는데 많은 곳에서 자식은 학대를 당했어도 부모에게 가고 걱정해준다는 게...

나오 동생의 임신 이야기나 중간중간의 모성 이야기는 껄끄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모성을 믿는 거야 아닌 거야?? 지금도 헷갈림ㅋㅋㅋ특히 낙태 관련 문제. 아이가 몸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가게 되는 게 사람 심리라는 건 알고 있어도 임신한 것만으로 너는 그 아이의 어머니가 되는 거야는 역시 낡았다고 생각한다...그래도 마지막에 그 기자가 성모라는 이름의 각본을 쓰레기통에 버린 걸로 이 작품이 뭘 말하고 싶었는지는 그래도 정해졌다고 생각함

이 드라마는 아이의 어머니가 되고자 각오한 사람들이 뭘 짊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하고.......진짜 지금봐도 너무 슬프고 아름다운 드라마라고 생각함. 누가 봐도 수작이다.]

일본 드라마인 마더는 정말 굉장히 잘 만든 드라마니까 만약 드라마를 좋아한다! 일드를 좋아한다! 뿐만이 아니라 드라마를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전부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모든 면이 하나같이 좋고 슬프고도 격렬한 사건들과는 반대로 잔잔하게 마음을 울리는 명작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ps. 어떤 사람이 보면서 기자 캐릭터가 나중에 사정이나 과거사가 들어나긴 하지만 100만엔을 내놓으라고 할 때 정말 진심으로 때려주고 싶었다고 했는데, 사실 저도 기자 캐릭터가 100만엔 내놓으라고 하면서 쫓아다니고 몰아붙일 때 한창 나오-츠구미 모녀에게 이입하던 참이라서 죽여! 유괴도 했는데 살인도 못할 게 어디 있어! 이러면서 보고 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뭐 나중에 조력자 캐릭터 바뀌기는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