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작성일 2020. 6. 16. 20:34

몇달전부터 동물의 숲을 사게 되면서 매일매일 닌텐도 스위치를 켜게 되었고, 그 덕분에 매일매일 닌텐도 스위치 뉴스도 같이 보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아무리 봐도 대중적이지 않은 일러를 내세운 게임을 보게 되고, 궁금해서 영상을 틀어봤는데 내용이 미래의 SF세계관을 다른 인랑게임(마피아 게임)+루프물 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관심을 안 가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SNS에 은근슬쩍 말을 꺼내봤더니 다른사람이 먼저 그 게임을 시작하게 되고 엄청난 호평을 남겨 얼마 되지 않아 나도 구매해서 플레이하게 되었다.
그노스라는 수수께끼의 존재에게 몇몇인간이 감염되고, 감염된 인간들은 그노시아라는 존재가 되서 사람을 지워버린다. 그런데 그 그노시아가 게임의 무대가 되는 우주선에 타게 되는 바람에 누가 그노시아인지 색출하고 콜드슬립해 위기를 넘기는 게 기본 스토리다. 하지만 이 인랑게임 스토리를 포괄하는 더 커다란 스토리가 따로 있다. 뭐냐하면 바로 주인공과 제2의 주인공인 세츠가 루프를 해 이 인량게임을 무한히 반복하면서 대체 그노시아의 정체는 무엇인가, 사라진 인간은 어디로 가는가, 대체 우리들은 왜 루프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거다. 게임시스템도 스토리와 딱 들어맞는다. 매 루프마다 회의를 진행해 의심한다,감싼다,역할을 밝힌다,인간이라고 선언한다,변호한다,반론한다 등의 커맨드로 누군가를 그노시아라고 몰고 콜드슬립시키면서 중간중간에 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정보를 토대로 루프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세츠와 함께 루프의 비밀을 파헤쳐 스토리가 진전된다.
이 게임의 가장 커다란 매력 중 하나가 바로 루프마다 달라지는 캐릭터의 역할이다. 전에는 누군가를 지키는 역할을 맡았던 캐릭터가 사람을 지우는 그노시아가 될 수 있고, 그노시아였던 캐릭터가 다음 루프에는 아무 역할도 없는 승객이 될 수도 있다. 역할이 역할로 끝나는 게 아니다 맡은 역할에 따라 캐릭터가 보여주는 스토리도 바뀐다. 게다가 주인공이 무슨 행동을 했는가 누구와 얼마나 친하냐에 따라 메인&서브 이벤트 스토리도 조금씩 달라지는 섬세한 부분이 정말 잘 되어있다.
캐릭터들은 그노시아가 되더라도 근본이 되는 성격은 바뀌지 않지만 인간을 지운다는 사명은 충실히 따른다. 착한 캐릭터가 그노시아가 됬다고 인간을 지우지 않는 게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하는 행동들이 천차만별이다. 저 사람의 미래를 위해서 저 사람을 지우자고 권유하는 캐릭터도 있는 가 하면 실수로 정보를 누설하는 캐릭터도 있고...이건 직접 게임을 하면서 즐기도록 하자, 즉 그노시아는 루프 시스템을 잘 이용해서 캐릭터의 매력적인 면모들을 잘 보여준다는 거다. 처음에는 별 관심없던 캐릭터들도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전부다 좋아하게되버리고만다! 실제로 나도 여기서 흥미가 없는 캐릭터는 한 명도 없고 전부 좋아한다. 특히 여기서 좋아하는 캐릭터는 또 다른 주인공인 세츠와 우리들의 성격나쁜 스피드웨건인 라키오다. 세츠는 언뜻 보면 캐릭터성이 그렇게 특출나지가 않다. 의지가 굳건하면서 귀여운 면도 있는 캐릭터, 즉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지만 정말 특별한 게 세츠는 유일하게 주인공과 함께 루프를 하는 캐릭터라는 거다. 계속 함께 루프하면서 서로 정보 교환을 하고, 이 루프를 빠져나가기 위해 각 루프마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서로 의지하고 함께 힘을 합치고 적대하기도 하면서 오랜시간을 지내다 보면 정말 어쩔 수 없이 세츠라는 캐릭터를 좋아해버리고 만다. 그리고 라키오는...귀엽다. 똑똑하면서 성격이 나쁘고 그걸 감출 생각도 없다.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는 18살이라서 하는 말에 어린애다운 치기가 드러나는데 그것도 귀엽다. 심지어 츤데레도 아니다 하는 말 모두가 진심이다. 정말 성격 나빠!를 외치게 된다. 그게 또 귀엽다.
게다가 SF세계관이라서 캐릭터들마다 특이한 설정들이 있는데 이게 또 스토리와 잘 녹아들어서 세계관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캐릭터에서 정말 아쉬운 부분은 성별에 따라 볼 수 없는 연애 이벤트들이 있다는 것이다. 게임에서 정할 수 있는 성별은 여성,남성,범성 이 셋이고, 스텔라,지나는 남성 캐릭터로만 연애 이벤을 볼 수 있고 샤밍,레무난은 여성으로만 연애 이벤을 볼 수 있다. 스토리에서 뺄 수 없는 이벤트인 건 아니지만 성별에 따라 볼 수 없는 이벤이 생긴다는 건 싫다! 심지어 스텔라와 지나는 연애 스크립트도 나름 있는데 성별 하나 때문에 볼 수가 없다!...뭐 일본 게임이 다 그렇죠 뭐 압니다.


게임도 나름 재밌다! 인랑게임은 역시 단서가 정말 안 주어지는 부분이 재밌다. 나중에는 직감이라는 스테이터스를 찍어서 거짓말 치는 사람을 밝혀낼 수 있는데, 그러기 전에는 애들이 회의 중에 누구를 의심하는가 누구와 의견이 맞는가 누구를 변호하는가 누구를 투표했는가로 머리를 굴러가며 그노시아를 색출하려고 노력한다. 애들도 그노시아일 때 어떤식으로 행동을 하는 지 정해진 게 있어서 그걸 염두에 두고 머리를 써야 한다. 눈에 띄게 누군가를 감싼다던가 하는식으로 쉬운 애들도 있는 반면 인간일 때랑 차이가 거의 없거나 정말 자기 맘대로 행동해서 파악하기 힘든 캐릭터들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에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사실 아쉬운 부분이 꽤 많다. 인랑게임도 루프를 한 100번쯤 하게되면 질려서 발로 하고 있게 된다. 그리고 스토리도 몇몇 큰 설정들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일 없이 갑자기 무대 뒤로 쑥 사라져버린다. 처음에는 이 함선에 그노시아가 타고 있는 것, 그노스의 정체와 목적이 루프에 크게 관련되어 있는 것같다가 어느 시점에서 언급도 잘 되지 않고 루프의 원인은 생각보다 별 거 아닌 것에 몰려있다. 그리고 SF 루프물인데도 스토리 구조가 치밀하지 못하다. 어려워서 이해를 못한 게 아니라 대충 만든 바람에 "그래서 이게 무슨 일이야??"하게 되는 부분이 후반부에 꽤 많은데다, 후반부 스토리도 다소 급전개로 진행되어버린다.
그래도 충분히 재밌게 한 게임이다. 게임의 센스도 큰 부분에서 사소한 부분까지 너무 좋았고 좀 급전개였지만 엔딩까지 감동적이었다. 연출도 특별하게 돈을 들였거나 한 것도 하나도 없는데 소름끼치게 하거나 정말 가슴 한켠을 아련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림도 처음에는 다소 특이하다는 감상만 있었느데 하다보면 정말 그노시아에 이 그림이 아니면 안된다! 라고 생각해버리고 만다.


현재 플레이할 수 있는 기종은 PS VITA(이 기종으로 로그와 CG다시 보기가 불가능하다)와 닌텐도 스위치가 있다. 플레이할 수 있는 언어는 일본어뿐. 사실 플레이하기에는 다소 언어와 기종의 장벽이 있지만 만약 할 수 있다면 정말 꼭 해보기를 추천한다. 정말 독특하고 짜임새도 너무 좋은 게임을 어디 가서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대략 2700엔 정도 하는데 이 정도 분량이면 딱 적당한 가격이다. 부탁이니 사서 플레이해주세요. 왜냐면 이거 제작진 공인으로 잘 안 팔려서...4인 인디팀이 만든 수작 게임이 안 팔리면 개인적으로도 너무 슬프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판매량이 오르게 사주세요.
소개영상
공식 홈페이지
VITA판: http://d-mebius.com/gnosias/
캐릭터 소개는 비타판이 더 잘 되어있다
닌텐도 스위치판:https://globule.info/gnosia/
'리뷰 게시판 > 게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밀실의 새크리파이스(密室のサクリファイス) 리뷰 ※스포절취선有 (0) | 2025.10.19 |
|---|---|
| 몽현 리애프터(유리애프터) 간단 리뷰 (0) | 2025.10.19 |
| 옥상위의 백합령 간단 리뷰 (0) | 2025.10.19 |
| 몽현Re:Master 리뷰 (0) | 2025.10.13 |
| 백의성 연애 증후군 리뷰 (0) | 2025.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