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감상문 - 나는 할 수 있을까?
네이버 블로그 작성일 2018. 9. 9. 21:44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에게 매달려 있는 이 불안감들을 떨쳐낼 수 있을까? 그것은 정말 떨쳐내야 하는 걸까? 그리고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나는 이 책에 나온 여러 이야기들처럼 이 책을 읽고 뭔가 큰 결심을 하지 못했다. 멋지게 글로 적을 수 있을만한 드라마틱한 변화 같은 것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 만한 작은 단서는 손에 넣었다.
나는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해 왔지만, 언제나 나는 내가 생각한 것들이 좌절될까봐 무서웠다. ‘실패하면 어떡하지? 실패해서 사회에서 내쳐지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은 언제나 나를 꼭 붙잡고 오랫동안 놓아주지 않았고, 결국 나는 많은 것들을 그냥 흘러 보냈다. 나도 시도를 하고 싶었다. 나의 꿈틀거림이 조금이라도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 싶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더 행복해 했으면 했다. 간절할 정도로 원했지만 나는 이런 걸 시도할 엄두를 못 냈었다. 왜냐면 나는 나와 우리를 좋아하면서도 싫어했으니까.
나는 자신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언제나 깍아내리지 못 해 안달이었다. 나는 우리를 지금보다 더욱 더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만큼 우리를 싫어하고 의심했다. 사람들이 좋은 말을 해도 나는 언제나 사람들의 진심을 의심했다. 나는 내가 칭찬을 받아도 사람들의 착각과 우연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어떤 일이든 할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내가 해봤자 실패할 거라고 생각했고 ‘더불어’ 함께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의심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깊이 감명 받았다거나 모르는 걸 깨닫지는 않았다. 내용들은 한 번쯤 내가 생각했거나 다른 책에서 봤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즐겁고 또 무겁게 읽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수많은 가치들은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가치지만, 어느 순간 잃어버렸던 것이기도 하였다. 이 책에는 덴마크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중심적인 이야기는 우리 사회 안에서 꿈틀거리고자 노력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다. 모든 부분에서 완벽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려 하는 사람들을 조금 더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전에 나도 좀 더 믿어보기로 했다. 나를 믿어야지 우리도 믿을 수 있고 우리를 믿으면 우리 또한 나를 믿어 줄 거니까.
나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잃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누군가를 의심하고 나를 싫어하겠지. 하지만 이 험난한 여행길에 신뢰도 함께 들고 가기로 했다. 나와 우리에 대한 의심과 신뢰, 그 어느 것도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10%에 들려고 하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더 버리려 한다. 10%에 들어도 행복해지지 못한다면 90%를 행복하게 만드는 길에 뛰어드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나는 미래에 어떤 꿈틀거림을 실천하고 싶은지 옛날부터 생각해 놓은 게 있다. 사람들에게 다양한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창작물을 만들고 싶다. 사람의 생각은 주위의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정치적인 사상부터 일상의 호불호까지 우리는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 안에 끼워지게 된다. 나 또한 내가 실제로 좋아하는 것이 아닌데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적이 꽤 많다. 내가 나의 욕망을 직시하고 찾으려 한 것은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나는 내가 알게 된 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싶다. 더 많은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하고 싶다. 내가 만든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그런 메시지를 건네주고 싶다. 더 나아가서 굳이 용기를 안 내더라도 다른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사람은 작은 것조차도 남들과 다른 것을 선택하면 배척 받는다. 작게는 채식을 한다 말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볼멘소리를 듣거나, 크게는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집단린치를 당해서 죽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약자와 소수자들이 굳이 고통과 소외를 안 당해도 자신의 권리를 내세울 수 있는 사회, 나답게 살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 왜 내가 나답게 있기 위해서 고통과 소외를 경험해야 한단 말인가. 내가 하는 일은 비록 눈에 안 띌지 몰라도, 세상을 바꾸려는 흐름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고 믿으며, 열심히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세상은 드라마틱하지 않다. 모든 게 갑자기 변할 수는 없다. 하물며 책 한 권이 갑자기 내 인생을 송두리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것들은, 내 힘과 믿음의 일부가 되어줄 것이다.